버추얼 리얼리티

 

※ 스포일러 있음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크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접해보지 않은 나라의 영화 하나쯤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이 작품이었다. 줄거리나 제목을 보고 내용을 유추할 수 있었지만 접해보지 않은 나라니까 무서운 요소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봤다. ... 다른 작품들은 영화 아이콘 분류를 봤으면서 이 작품은 왜 안 봤던 걸까? 굉장히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성공엔 희생이 따르는 법'

 공포영화 촬영을 마친 감독이 성공을 위해 제작자 호세에게 인공지능을 건네 받는다. 그 인공지능은 촬영하지 않은 부분을 만들어 내어 출연진과 스태프를 죽음으로 몬다. 영화 내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똑같이 죽게 되자 남은 이들은 당황하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제작자가 저에게 러시안룰렛을 시켰을 때는 죽을까 봐 벌벌 떨면서 총을 쐈으면서 같이 작품을 만들었던 사람들을 그리 쉽게 죽게 만드는 게 참 어이없으면서도 현실적이었다. 작품이 성공 한다한들 자신이 죽고 없으면 그 돈도 명예도 의미가 없을 테니 그랬겠지... 근데 그렇게 작품에 자신감이 없어가지고 무슨 예술을 하겠다는 걸까? 반드시 성공한다는 게 혹할 수는 있지만 자신을 믿지 못하는 감독의 작품은 보고 싶지 않다. (알 길은 없지만 말이다...) 

 

 감독이 연출을 특이하게 했다고 하는데 연출에 대해 별로 알지 못하는 나는 특출 난 점을 찾지 못했다. 영화를 보면서 벌벌 떠는 영화라는 것이 특징인가? 영화 속 영화 속 영화... 인셉션마냥 복잡하게 만들고 싶었는진 몰라도 긴장감이 넘치지 않아서 지루했다.

 

 이 영화를 보며 알게 된 건 할로윈과 켈트족의 관계성이었다. 우리나라 기념일도 제대로 챙기지 않기에 할로윈의 유래는 더더욱 알지 못했었다. 그냥 대충 유령이 돌아다니는 날... 그런 느낌으로 이해했었다. 오늘날에야 날 잡고 평소에 입지 못했던 코스튬을 착용하고 파티하는 날로 변질돼서 더더욱 알 필요성을 못 느꼈다. 

 

 켈트족의 새해는 11월 1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은 죽은 자들이 1년 동안 묵을 몸을 찾아 돌아다니는 날이라 믿었다고 한다. 그것을 막기 위해 유령 분장을 하는 삼하인 축제가 오늘날 할로윈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뜬금없이 켈트족과 할로윈이 왜 나오냐 싶겠지만 그들이 촬영한 영화 속 배경이 할로윈이어서 그렇다. 영화 속에서 그들을 죽이려 하는 놈이 켈트족 갑옷을 입고 돌아다닌다. 크게 중요한 건 아닌데 그만큼 뭐가 없었단 것이다.ㅎ

 

 결국 제작자와 감독도 죽고 여자 주인공과 그의 남동생만 살아남는다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비춰주며 영화가 끝이 나는데 이게 큰 반전이라고 생각하며 만든 것이겠지만... 예상을 했고 못했고 상관없이 그냥 글쿠나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라... 뭐라 할 말이 없는 영화였다.

 

 본 것 그대로 죽는 영화 중에 <스테이 얼라이브>라고 있는데 내가 초반만 보고 그 뒤는 보지 못했지만 게임 속 설정이 탄탄해 보였다. 차라리 그 영화가 나을 것 같다. 훨씬 잔인하지만 말이다... 영화제 영화 4개 중에 딱 하나 실패했는데 그걸 마지막에 실패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 한동안 영화 못 볼 텐데 너무 우울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