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공간 비우기

 애물단지들을 왕창 비우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지만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러다 눈에 띈 곳이 취미공간이다. 자취방으로 이사 오면서 한차례 비워냈지만 고민하다가 놔뒀던 것들, 좋아하지 않지만 허영심에 놔뒀던 것들이 남아 있었기에 이참에 시원하게 비워내자고 다짐하며 문을 열었다.

 어릴적부터 앨범 사고 듣는 걸 좋아했다. 아이돌을 좋아하면서부터 앨범 수집하는 빈도가 늘어났고 큰 패키지를 얇은 씨디 보관함에 옮겨놨음에도 한 공간에 다 들어가진 못했다. 2번 사진의 공간이 훨씬 커서 아이돌 앨범 위주로 넣어두고 남은 아티스트 앨범들을 1번 사진의 공간에 넣었다. + 부피가 큰 아이돌 앨범들

 

 제일 먼저 눈에 띈 놈은 요놈이다. 얘는 프라이머리가 한창 인기있었을 무렵 프로모션 이벤트로 무료 배포했던 앨범이다. 합정 쪽인가 이태원인가 여튼 어떤 공간에 사람들이 앨범을 가져갈 수 있도록 비치해두고 프라이머리의 시그니처인 박스 모자도 써볼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랑 열심히 걸어가서 한 장씩 받아왔었는데 (노래는 좋으나) 취향이 아니어서 몇 번 듣지 않았다. 2곡밖에 수록되지 않아 더 손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 비매품이라 판매하진 않았고 무료 나눔으로 비웠다.

 

 공씨디함에 넣어놨던 중복 CD들과 자주 듣지 않는 다른 앨범들은 알라딘에 넘겼다. 위에 공씨디들을 일반 쓰레기로 배출! (이제 앨범 딱 한 장씩만 사기로 다짐한다…)

 

 이사 오기 전부터 고민했던 앨범이다. 파트1, 파트 2, 파트 3, 합본으로 총 4차례 나누어 앨범이 나왔었다. 바로바로 듣고 싶으니 하나씩 사모았는데 패키지 부피가 너무 거대해서 합본 하나만 남기고 비울까? 생각했었다. 친구가 4개 다 정렬해 놓는 게 예쁘다는 말에 혹해서 그대로 놔두고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마지막 패키치에 다 몰아서 넣어놨다. 앞선 패키지들은 다 분리수거!

 

 오늘의 앨범 비움 마지막! 팬텀이 처음 냈던 ‘얼굴 뚫어지겠다’를 정말 좋아했고, 아직도 좋아하고 있다. 그당시에 다음 이벤트로 싸인 씨디를 받아 듣게 되었는데 그때 깨달았다. 난 힙합은 좋아하지 않는다…ㅎㅎ 한 번 재생했나? 그 뒤론 꺼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싸게 내놓았는데 아직 아무에게도 연락이 없다. 근데 싸인이 있어서 버리긴 아깝고… 길게 보고 좋은 주인에게 넘기고 싶다.

 

 아이돌 앨범을 비워내고 남은 공간에 자주 듣는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옮겨 넣었다. 선물받은 키노 앨범들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에 더 채워 넣으면 앨범들을 한 공간에 다 넣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아마두)

 

 작은 공간에도 빈칸이 생겨 눕혀놨던 교환일기장을 꽂을 수 있게 됐다. 이 공간에서 앨범들이 다 비워진다면, 일기장을 넣어두면 될 것 같다. 아무도 안 궁금하겠지만 밑에 무분별하게 있는 앨범들과 잡지 등등은 다꾸할 때 열심히 사용하여 천천히 비우고 있는 책들이다. 80% 정도 뜯어 쓰고 훑어본 뒤에 비워낼 것 같다.

 

 

 여기서 끝내려 했는데 위를 올려보니 공간이 없어 눕혀져있는 탈무드가 신경 쓰였다. 앤 전집 옆에 꽂힌 책들은 읽는 즉시 비워낼 수 있는 책들인데… 읽지를 않아서…ㅋㅋㅋㅎㅎㅎ 아직도 공간 차지 오지게 하고 있다. 내 책이 아닌 책들도 있는데… 앤 4권까지 읽었으니 얼른 친구들 책부터 읽어서 다시 돌려주고 열심히 비워내야겠다. 그리고!!!

 

 성경 기반 영화가 많아서 읽어야지 하고 얻어온 성경책. 창세기 이후 손도 대지 못한 나의 성경책을 비워냈다. 성경은 어플로 더 가독성 있게 읽을 수 있으니 속시원하게 비워냄!! 탈무드 꽂아놔서 속 시원하다 ㅎㅎㅎㅎㅎㅎ

 

 아 그리고 옷을 또 비워냈다. 색있는 면 반팔티도 하나 비워냈는데 사진을 안 찍었으니 패스하고… 이번에 비워낸 건 티셔츠를 제외하고 멀쩡하지만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기엔 너무 짧거나 애매한 옷들이라 버릴 건 좀 버리고 의류수거함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근데 우리 동네에 의류수거함이 안 보여서 너무 당황스러움… 본가 갈 때 비워야 할 것 같다.

 

 왼쪽 검은 더스트백을 빨래바구니로 활용하고 있었다. 많이 들어가지만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부천 영화제 갔다가 시청에서 강제로 내 품에 안겨준 쇼핑 바구니를 빨래 바구니로 교체하고 더스트백은 버림! 이렇게 하나하나 교체하거나 비울 거 있나 둘러보는데 꽤나 재밌다. 운동 학원이 다 휴가를 갖게 되어 여행을 잠깐 다녀왔는데, 더 비울 게 있는지 둘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