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비우기

 

 다 비워냈나 싶다가도 둘러보면 필요 없는 물건들이 남아있는 게 참 신기하다. 미니멀을 실천하기 전에도 몇 번이고 생각하고 물건을 들여왔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생각하고 물건을 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정말 여기저기서 끌어 모아 온 물건들이라 큰 주제는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왼쪽 비운 물건 오른쪽 남긴 물건

 

 처음은 화장품이다. 화장품은 꾸준히 비워왔기에 몇 개 남지 않았다. 안경 쓰고 다녀서 더더욱 하지 않게 되었는데도 귀걸이처럼 좋아했던, 무난한 제품들은 버리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 증명사진 찍을 때 부은 눈을 커버하고자 사용했던 게 다인데 솔직히 요즘 기술이 굉장히 발전했고 감각 있는 사진관은 많이 수정하지만 본래의 내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보정해줘서 그 티 나지 않는 커버 화장도 필요 없지 않나 싶다. 올해까지만 가지고 있어 봐야겠다.

 

 

왼쪽 안팔림 오른쪽 팔림

 

 두 번째는 야구 유니폼! 탈덕한 건 아닌데 일 특성상 직관을 자주 못 가기 때문에 유니폼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마음 같아선 우승니폼을 남기고 싶은데 이미 다른 유니폼의 등번호를 다 뜯어내버려서 당근에 올려두었다. 더 싸게 팔고 싶은 마음은... 아직까진 없어서 안 팔리면 안 팔리는대로 가지고 있을 것 같긴 하다 우승니폼은... 언제 또 우승하겠어... (제발 해주라)

 

 

모자는 아름다운 가게에 보낼 것, 나머지는 버리거나 본가에 갖다뒀다.

 

 이번에도 의류다. 드림즈 모자는... 유니폼은 부담스러워서 구매했던 건데 내가 볼캡이 어울리지 않는 단 걸 다시금 깨닫게 만들어주었다. 텍도 떼지 않은 제품이라 판매할까? 싶었지만 누가 살까 싶어서 아름다운 가게에 보내기로 결정. 한 번에 모아서 보내려고 대기 중인데 밖에 꺼내놔서 고통받고 있다. 두 번째 사진의 재킷은 자주 입었는데 어깨가 안 맞는 게 느껴졌고 판매하기엔 살짝 너덜너덜해져서 버렸다.

 

 

 

 베트남 여행 가서 사온 라탄 가방이다. 예쁘긴 한데 작은 텀블러와 핸드폰도 겨우 들어가는 수납력이라 손이 가지 않는다. 여름에는 수분 보충이 필수인데요ㅠㅠ 문제는 안 팔린다. 진짜 싸게 올려놨는데 무나 해야 가져갈는지... 흑흑... 진짜 사람들이 어느 시장에서 사 왔냐고 물어볼 만큼 예쁜 애인데 슬프다.

 

 

얘네는 아는 언니한테 넘겼다.

 

 뮤지컬 프로그램북과 뮤지컬 마스킹 테이프. 마스킹 테이프는 진짜 예쁜데 사용하기 어려워서 많이 못썼었는데 작품 좋아하는 언니가 가져간대서 그냥 공짜로 넘겨줬다. 

 

 

 

 나는 내 팀보단 남의 팀 경기를 자주 보러 다녔는데 그때 사용하던 풍선막대들을 모아놨었다. 요즘은 환경 때문에 안 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서 더 이상 모으는 의미가 없기도 하고, 추억은 티켓으로 충분한 것 같아서 버렸다.

 

 

 

 목각인형과 무민 스토어에서 얻었던 책갈피. 목각인형은 무나로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낙서를 해놓는 바람에 아무도 안 가져갈 것 같아서 버리게 됐다ㅠ 책갈피도 많아서 같이 버렸다. 휴... 진짜 과거의 나는 일을 벌이기만 하고 수습은 안 하고 살아온 것 같다.

 

 

 

 일할 때 보던 문서인데 더 이상 보지 않아서 열심히 분리해서 버렸다. 이런 게 제일 문제인 것 같다. 앞으론 다 pdf로 줬으면 하는 마음...ㅠㅠ

 

 

 

 마지막은 집게이다. 이 집게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자취 처음에 그래도 필요할 것 같아서 저렴하고 괜찮은 친구(사진 속 집게)를 구매하였는데 엄마가 오븐을 선물하면서 조리도구 세트가 같이 왔다... 거기에는 실리콘이 붙은 집게와 실리콘이 붙은 뒤집개도 포함이 되어있었다. 뒤집개는 실리콘이랑 그냥 민자(?)인 친구 둘 다 사용하는 일이 생길 것 같아 내버려두었지만 집게는 역할이 정해져 있으므로 두 개는 필요 없다고 판단되어 분리배출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플로깅 할 때 쓸까 생각했지만 내가 플로깅을 자주 할 것 같지도 않고 하게 되더라도 그냥 손으로 줍고 손을 씻자란 결론이 나왔다. 마음먹고 샀는데 보내서 미안... 이건 내가 막을 수 없는 불행이었어 ㅠㅠ 새로운 것으로 태어나길 바란다...

 

 

 베이킹 재료 모아둔 공간을 아직 안 털었는데 다음엔 여길 좀 비워봐야 할 것 같다. 밀린 포스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