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토로의 호기심의 방 - 모델

※ 스포일러 있음

 

“‘보이는 대로 그린다’ 이는 한 화가의 격언으로 우리에게 이 세상에는 여러 면이 있다는 걸 일깨워주죠. 모든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어둠이 있으니까요. 아름다움은 보는 이에게 달렸지만 공포는 어떨까요? 우리는 이런 환영을 열광적인 상상이라고 간주합니다. 변덕이자 어리석음이라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요? 세심한 기록이라면 어떨까요? 경고, 또는 가족 화집일지도요. 이번 이야기는 ‘모델’이고 감독은 키스 토머스입니다.”

앞선 편들은 무언가 현실과 맞닿은 주제가 분명하게 보였는데 이 편은 예술을 주제로 한 이야기답게 명확하게 이해하긴 어려웠다. 나만 그럴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건 나의 감상이니까… 깊게 이해하기보단 그냥 정말 ‘보이는 대로’ 느끼면 되는 것 같기도 한데 괜히 예술이 끼면 심오하게 숨긴 것 같아서 머릿속에 입력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밝은 빛에만 있던 자가 어둠을 처음 접해서 겁먹고 정신을 잃는 스토리정도…?로 요약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수한 실력을 가진 서버(주인공)가 새로운 학생의 그림을 접하고 흥미를 갖게 되는 건 좋았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면을 탐구하면서 어둠에도 자연스레 스며들어 조금 더 자극적으로, 멋지게 그리고 싶어 주변 인물을 해하게 되는 스토리가 아닐까 싶었다. 근데 픽먼(전학생)의 그림을 보고 귀문이 열린 것 마냥 이상한 존재들을 마주하게 되니 약간 허무했다. 내 생각대로 진행되어도 실망했겠지만 나에게 느껴지는 공포감이 덜했달까… 어떤 포인트에서 공포를 느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없었다. 내가 어둠에 절여진 존재라 그런 것일까?

스토리는 그러려니하는데 픽먼의 그림들을 전체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클로즈업해서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한 건 아쉬웠다. 서버가 그림의 생동감에 압도된다는 표현인 건 알겠지만 나도 전체적으로 보고 느끼고 싶었는데… 지만 보고 나는 어지러움만 느꼈다. 그래서 더 와닿지 않은 걸 수도 있겠다. 근데 부분적으로 본 그림들은 정말 기괴하고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컸다!!! 나도 그림 볼 줄 아는데!!!! 마녀의 만찬 그림 보고 싶었는데!! 다른 괴물들도 보고 싶었는데!! 검색하면 어딘가에 풀어놨을 수도 있지만 그런 수고를 하기는 귀찮고 그냥 영화에서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직접 마주하기 전까지는 서버를 그냥 친구를 시기 질투하는 사람으로 풀어내는 것을 생각하면 예전에 본 <4인용 식탁>처럼 남들이 보지 못하고 나만 본 것에 대한 공포에 관한 내용 같은데… <4인용 식탁>에서도 큰 공포를 느끼지 못하고 제대로 이해 못 한 나를 생각하면 당연히 이 편도 이해를 못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난 아직 ‘보지 못한 자’에 가까워서 그럴 수도 있겠다. 이해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지만 작품은 좀 더 깊게 이해를 하고 싶군… 열심히 경험하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