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의 호기심의 방 - 마녀의 집

 

※ 스포일러 있음

 

 

"H.P. 러브 크래프트. 이번 이야기의 저자는 우주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우주가 어마어마한 유령의 집이며 모든 문 뒤에 위험이 도사리며 새로운 현실과 꿈, 악몽을 보여 준다고 믿었죠. 특히 열쇠를 찾은 우리 같은 이에게는요. 이번 이야기는 ‘마녀의 집’이며 감독은 캐서린 하드윅입니다."

 

 

 어린 시절 죽은 제 쌍둥이가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제 삶을 살기보단 희생에 가까운 삶을 살았던 월터 길먼은 마침내 방법을 찾게 된다. 이건 동생이 죽었다는 것을 인정 못한다기보단 동생은 죽어선 안 되었다는 느낌으로 다가와 신기했다. 애초에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미쳐가는 영화들은 많을 것이고 색다른 공포요소가 되지도 않았을 테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가 그렇게까지 해야 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처음엔 여동생을 보기 위해 계속 찾아가지만 이세계에 있던 동생의 옷자락이 현실로 따라왔을 때, 월터는 동생을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한다. 죽기 직전 도와달라고 하기도 하고 애초에 여동생(에펄리)이 있던 곳이 죽음의 초입 같은 곳이라 동생도 다시 살길 원할 것이라 생각은 할 수 있지만 너무 독단적으로 데려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여기서 아쉬웠던 점은 이 세계에 있는 것을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열쇠만 설명을 하고 어떤 행위를 해야 가지는지 디테일한 부분이 나오지 않아서 의문스러웠다는 것이다. 처음에 옷자락이 왔을 때는 월터가 에펄리의 옷을 세게 쥐어서 딸려온 것이지만 에펄리가 아예 왔을 때는 서로 붙어있지도 않았고 무언가 효과도 딱히 없었다. 그냥 띡 온 것인데 그럴 거면 처음부터 왔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설명하면 길어져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납득이 잘 안 됐달까...

 

 제대로 현실에서 살 수 있게 되려면 산 사람의 목숨이 필요하다. 영혼을 체인지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에펄리와 월터는 그 설명을 듣고 동요하는데 에펄리야 영문도 모르고 끌려왔으니 당연하지만 책을 읽고 방법까지 찾아본 월터는 정말 '방법'만 찾았나 싶어 별로였다. 성공한 사람이 없었을 것 같긴 하지만... 리스크가 있을 것을 생각 않고 몸부터 던지는 게 맞는 걸까? 다른 일에서는 부딪혀 보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이런 기묘한 일에 냅다 실행을 한 월터가 신기하다. 아직도 왜 그렇게까지 동생을...? 이란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내가 내 형제에게 이렇게까지 희생을 하고 싶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그냥 쟤가 미친 걸까? 후자가 맞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이해를 해보고 싶어서, 그렇지만 내 머리론 절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답답하다. 어릴 적 충격이 강해서 더 영향을 끼치는 거였을까??

 

 월터는 마녀(케자이아)에게 영혼을 빼앗기진 않지만 그 옆에 있던 쥐에게 당하는 것으로 끝난다. 영혼만 빼앗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월터의 몸속으로 들어가 월터의 몸으로 삶을 살게 된다. 거의 죽은 거나 다름없이 살던 월터의 몸으로 활기찬 삶을 살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에펄리를 또다시 잃은 월터에겐 이 결말이 더 나았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서로에게 윈윈이지 않을까? 월터가 죽음의 초입에 오래 있지 않고 빨리 성불하여 에펄리 곁으로 가길 바란다. 

 

 판타지요소가 강하여 무서운 장면은 단 한 부분도 없었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사람 얼굴을 단 쥐(마지막 승리자)이지 않았을까? 주인공이 루퍼트 그린트라 해리포터 보는 느낌도 났고... 오히려 내용보단 해리포터랑 이거 중에 뭐가 더 찍기 힘들었을까 딴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시리즈물인 해리포터가 더 힘들었겠지만 여기선 주연이니깐...ㅎ 

 

 오랜만에 본 얼굴이 반갑기도 했고 가볍게 보기 좋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