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신아리

 

※ 스포일러 있음

 

 

 미래의 나에게서 온 전화를 받게 되면 전화가 온 그 시간에 반드시 죽게 되는 일본판 <데스티네이션>이었다. 귀신은 피해자의 핸드폰 목록에서 다음 희생자를 정하는데 핸드폰 해지를 하고 버려도 다음 죽음을 막을 순 없었다.

 

 옛날 영화라 기대 않고 봤지만 컨셉도 내용도 흥미로웠다. 이 당시에는 음악만 유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공포영화가 아닐까? 감히 의견을 내본다. 

 

 제 친구들이 전화를 받고 죽어 슬픔에 빠져있기도 잠시, 죽음의 전화는 주인공인 유미에게도 찾아온다. 죽음을 막아보기 위해 피해자들이 죽고 난 뒤 공통적으로 누른 번호(병원 전화번호), 친구가 죽기 전 들렸던 천식 흡입기 소리를 바탕으로 귀신의 본체(?)를 찾기 시작한다. 

 

 그들은 절박하니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내는 거였겠지만 일본 귀신은 한을 풀어달라고 난리를 치는 게 아닌 것을 아는 입장으로썬... '그래도 소용없을 텐데'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 약간... 몰입하기 어려웠다ㅋㅋㅋ 근데 이건 영화 탓은 아니고 그냥 나라마다의 특징이 너무 굳어졌기 때문이니... 누구의 탓을 할 수도 없다ㅋㅋㅋㅋㅋㅋ 

 

 근데 엄마 시체에게 당하기 직전 과거 제 엄마에게 학대 당하던 기억과 겹쳐져 잘못했다고, 착한 딸이 되겠다고 뉘우치는 모습에 귀신은 공격을 멈춘다. 그 장면을 보고 나니 이 영화는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가...? 약간의 기대를 걸어봤는데... 역시나 싸가지 없었다... 기대를 했기 때문일까? 몇 배나 더 싸가지 없는 모습을 보여 오만정이 다 털렸다.

 

 엄마(미즈누마 마리에)가 위에서 적었듯 주인공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 그녀의 짓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도 영화는 끝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범인은 따로 있었던 거였다. 진범은 마리에의 첫째딸인 미미코였는데 살아생전 어머니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동생을 해한다. (뮌하우젠 증후군) 동생에게 상처를 입힌 뒤에는 꼭 빨간 사탕을 주는데 모든 희생자들에게서 나왔던 사탕과 동일하다. 

 

 

"병원에 데려다줄게"

 

 미미코의 극단적인 행동은 머지 않아 엄마에게 들키게 되는데 피 흘리는 동생을 데려가려는 때에 미미코의 호흡곤란이 시작된다. 그 모습을 애써 무시한 마리에는 미미코를 내버려 두고 나나코(동생)를 병원에 데려간다. 당연한 결과로 미미코는 죽게 된다. 저를 내버려 둔 엄마가 미워 마리에를 첫 번째 희생자로 만든다. 끝까지 보고 나니 유미가 잘못했다고 빌었을 때 멈칫한 이유도 이해가 되었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렀지만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모습이 본인과 겹쳐 보였겠지... 과거 엄마와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런 증후군이 생겼는지 모르지만 귀신이 되기 전에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병원에 데려가기 전 흡입기만 대주고 갔어도 애꿎은 사람들은 죽지 않았을 거다.ㅜㅜ

 

 일본 공포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지만 볼 때마다 얘가 더 싸가지 없다 생각하면서 봤는데, 아마 미미코가 역대급으로 싸가지 없지 않을까 싶다. 일본 영화 특징이 개연성 없이 그냥 다 죽이고 괴롭히는 거라지만... 시간까지 돌려서 유미를 공격하는 건 에바지 않나 싶다 ㅋㅋ 시간 돌아갈 때 진짜 어이없어서 입이 벌어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뒤에도 죽은 유미로 변장한 뒤 형사를 죽이고... 초능력까지 쓰면서 죽이는 건 심하지 않니 미미코야...ㅠㅠ 천국에서도 유미의 탈을 쓰고 사탕 먹이기나 하고... 한 열다섯 편 보고 귀신 랭킹 세울 건데... 얘가 1등 먹을 것 같다^^...

 

 웬만한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도 귀신이 무섭고 그러진 않았는데... 유미의 친구 나츠메가 전화를 받은 뒤 사람들 반응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소름끼쳤다. 나츠메의 핸드폰에서 제 번호를 지우는 건 나라도 그럴 것 같다 싶어서 넘기지만... 소문을 듣고 온 방송국의 행동은 배려라곤 눈곱만치도 없었다. 

 

 자신들이 악령 퇴치를 해주겠단 명목으로 나츠메를 방송에 세워 무서움에 떠는 모습을 생중계한다. 누구는 곧 죽기 직전이라 죽겠는데 그들의 눈에는 하나의 화젯거리일 뿐이었다. 사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츠메가 죽고난 뒤 그들의 일에 가담한 방송사 직원들이 한 번에 죽음의 전화를 받는 전개가 되었으면 했지만 아무래도 혼자서 일을 처리하기 때문일까... 융통성 없이 유미에게 전화를 걸어 더 매너 없이 느껴졌다. 나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주지 그랬어 미미코야... 센스가 없다 ^.ㅜ

 

 이 리뷰 다 쓰고 2편도 바로 볼 건데 2편에서 미미코가 또 등장할지 안할지 모르겠지만 미미코는 특히 한국 귀신들에게 인성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 왜 완성도 높다고 생각했는지 적고 싶지만 그냥 느낌이 그럴 뿐... 풀어서 쓰기엔 그냥 느낌이 다이기 때문에 쓰기 어렵다ㅎ 그래서 오늘 리뷰는 여기서 급 마무리를 지어본다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