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 스포일러 있음

 

 

 친구가 좋아하는 극이래서 아무런 정보도 습득하지 않고 보러 가게 됐다. 인소 느낌이라고 얘기했는데 정말 인소 느낌이 물씬 나는 내용이었다. 1막을 보고선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가 심각하게 보고 있었는데 친구가 드라큘라를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로 선택해서 보면 멋있게 보인다고 그랬다. 근데 난 딱히... 좋아하는 배우가 없었어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나마 좋아하는 배우가 이충주 배우였는데 역할이 달랐어서... ㅠ 아 내가 이충주 배우로 봐서 더 매력을 느끼지 못한 건가 되돌아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 초반에 드라큘라가 피를 먹기 전에 노인이었다가 피를 먹게 된 후 다시 젊은 모습으로 돌아올 때 목소리나 모습이 확연히 바뀌는데 그 부분에서는 표현이 확확 달라져서 매우 신기했고 젊은 모습의 드라큘라가 들어올 그때 한 순간 멋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그래서 친구의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그래도 그뿐이었으니... 아쉽다 아쉬워 나 로맨스 진짜 환장하는데...

 

 인소 스타일 답게 내용 이해는 쉬웠다. 딱히 꽂히는 넘버가 없어서 아쉽긴 한데 무대가 너무 신기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 좋았는데 묘지 바닥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오던 장면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그 뒤에 또 나올까 봐 유심히 봤는데도 잘 모르겠어서 더 신기했다. 무대 살짝 틀었을 뿐인데 다른 장소로 바뀌는 것도 좋았다. 

 

 관짝이 위에서 내려오는 건 좀 무서웠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편이라 극에 집중을 한다기보다 얼마나 무서울까 싶어서 노래고 뭐고 하나도 안 들렸다. 배우가 들어가 있는 관짝이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도 여러 번 나왔는데 그때마다 멀미가 나는 기분.. 괴로웠다.

 

 근데 진짜 매력을 못 느껴서 그런지 캐릭터가 너무너무 별로였다. 절절하게 사랑했던 아내의 환생을 만나서 자신에게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이미 약혼자가 있음에도 뺏으려 하고 자기 마음대로 진행이 안 되니 여주의 친구를 드라큘라로 만들고 그러다가 여주가 마음을 주려하니 이건 사랑이 아닌 것 같다고 죽어버리고 뭐 하나 주변 소리를 듣고 하는 게 없다. 나이 먹을 만큼 먹으신 분이 너무 막무가내 아닌가요ㅠㅠ 여주는 이미 다 버리고 왔는데 뭐가 남는단 말임... 폭력적인 늙탱이로 보였다.. 슬프다..

 

 그래도 내가 본 캐스트가 성량이 빵빵해서 덜 화가 났다. 이거면 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