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Jamie)

 

 시간이 없어서 1막밖에 못 본 지라 리뷰를 적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래도 안 쓰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 써본다. 

 

 실화기반의 뮤지컬이라 어떤 말을 적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트랜스젠더나 드랙퀸이나 이분법적 사고가 낳은 괴이한 탄생물이라는 것이란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남자가 하이힐 신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 왜 현대에서는 기피하는 물건이 된 걸까? 화장하는 남자, 치마 입는 남자, 구두 신는 남자, 꾸미는 남자 이거는 사회적으로도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특히나 여자 따라한다고 하이톤의 목소리를 내는 거는 진짜 끔찍한 것 같다. 위에 나열한 것들이 남자들이 하면 이상한 것이라는 인식이 박히니 기본적으로 가지지 않은 것들도 하나하나 따라 하려 하고 그게 다른 사람들에겐 우습게 보이니까 더더욱 인식이 이상하게 바뀌고 점점 더 음지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뮤지컬 자체는 현실이 그러니까 그렇게 했다고 쳐도 보면서 이건 뭘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좀 혼란스러웠다.

 

 소재를 벗어나 내용을 볼 때는 좋았다.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꿈을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가족과 사회의 시선이 무섭기는 하지만 달려가는 제이미. 2막이 어떻게 흘러갔을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뭐... 방황하다가 해피엔딩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무대! 아예 라이센스로 들어온 거고, 맘마미아 같은 극도 본 적이 없는 나는 해외의 무대는 어떨까 되게 궁금함이 컸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뮤지컬이라 웅장함이나 그런 건 느껴지지 않았는데 뭐랄까 굉장히 네모네모스럽네가 첫인상이었던 무대였다. 무대 위에 오케스트라가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것도 특이했다. 커튼을 누가 쳐주는 건가?ㅋㅋㅋㅋ

 

 그 신기한 무대에는 정말 건물처럼 무대천장에 사각형 LED 등처럼 조명이 여러 개 달려있었는데 이거 전환할 때마다 반짝반짝거려서 신기했다. 암전인데 암전 아닌 전환...?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극이었네 이런 느낌...? 말하면서도 좀 웃긴데 오! 뮤지컬 같아! 이런 느낌이 들었다ㅋㅋㅋㅋㅋㅋㅋ

 

 중간중간 밝을때 전환되는 무대들도 아기자기해서 좋았다. 어릴 적 장난감 이층 집을 폈다가 접었다 하는 느낌. 큰 LG아트센터에 비해 무대가 작아서 그런 느낌을 더 받았나 보다.

 

 주변에서 내가 되게 좋아할 거라고 그래서 보기는 봤는데 생각보다 확 꽂히는 넘버는 크게 없어서 아쉬웠다. 나쁘진 않은데 오! 집 가서도 듣고 싶어 이런 건 없었다... 그나마 Work Of Art인데 이것도 무대가 멀어서 그런가 홍보영상으로 본 거랑 쩜 차이 나서 아쉬웠다. 기대했던 드라마와 다르게 뜬금없는 장면에서 그 넘버가 나와서 그랬던 게 영향이 크기도 했고... 그래도 선생님의 딕션이 정말 귀에 딱딱 박혀서 마음에 드는 넘버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던 딘 배우의 목소리... 정말 하는 말들은 다 폐기물인데 목소리만큼은 너무 달콤해서 남몰래 재활용으로 넣어두고 싶었다. 2막 때 얘도 제이미 응원해줬겠지...? 정말 궁금하다. 다음에 돌아오면 이 분으로 다시 볼 수 있을까...? ㅠㅠ

 

 제이미는 MJ로 봤는데 애초에 별생각 없이 본 거라서 기대는 없었고... 근데 기대보단 연기가 좋았다. 특유의 고딩 연기를 정말 착붙으로 잘해서 찐고딩인가 싶었는데 나보다 한 살 더 많구나...!ㅎ 1막에서 엄청 성량을 요구하는 넘버는 없었어서 다른 극에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딩연기는 잘했으니까 다른 연기도 잘 연습하면 잘하지 않을까 싶다. 1막 엔딩에 나오는 영상에서도 예뻤다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할수록 엔딩 궁금하네...?ㅎ ㅠㅠ...

 

 다음엔 시간이 생겨서 2막까지 봤음 좋겠다... 선생님이랑 딘은 꼭 다시 와줬으면 그리고 앙상블들도... 진짜 찐고딩같았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