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라엘

 

※ 스포일러 있음

 

 

 내 기준 엄청 기대작은 아니었어서 볼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던 작품이다. 선택하게 된 이유는 몇 작품 예매 못해서 공허한 마음에... 그래도 꽤 괜찮게 봤다.

 

 시놉을 고민하면서 몇 번 읽었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아 오~ 말 못 하는 컨셉의 영화 너무 좋다 이러면서 봤다. 벙어리가 됨으로써 죄를 없앤다 뭐 이런 설정이라 다들 목에 자국이 있다.

 

 광신도의 제물이 될 뻔한 주인공의 탈출기인데 (다 보고 위에 서포터즈가 그린 포스터 보면 진짜 웃김 진짜 저거라서...) 말을 못 한다는 설정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소리에 신경을 정말 많이 썼다. 영화관에서 보는 맛이 있었다. 내용 자체가 엄청 특색이 있는 건 아니라서 OTT로 봤다면 진짜 재미없게 봤을 것 같다.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주인공이 광신도들의 주거지에 침입한 것을 들켰을 때 엮어놓은 소리통을 미친듯이 흔들어 위급상황임을 알리는 게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다. 그다음으로는 중간에 만난 외부인이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이 외부인만 말을 할 수 있었는데 그 부분조차 자막이 나오지 않는다. 금방 죽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말을 못 하기 때문에 외부인은 같은 단어를 반복하여 주인공에게 말을 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정확한 뜻을 알 수는 없었지만 외부인이 어떠한 말을 하고자 하는지 자막 없이도 이해할 수 있었다. 신기한 경험이어서 인상 깊었다.

 

 외부인이 차에서 튼 노래는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궁금한데 GV가 아니라 물어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모르는 노래라 찾아 들을 수도 없어서 진짜 궁금한데... 며칠뒤면 까먹겠지만 그래도 알고 싶다....

 

 자신을 해하려 한 광신도들을 차례로 없애고 마지막으로 남은 수녀? 가 낳은 염소의 모습을 한 아이를 받아 들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의 제목 아즈라엘(Azrael)은 이슬람의 정식 죽음의 천사라고 한다. 아마 수녀가 낳은 염소가 그 죽음의 천사 같은데... 염소가 악마의 상징이기도 해서 악마를 낳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제가 생각한 아이가 나오지 않았기에 수녀는 아이의 모습을 보자마자 자살을 하는데 이는 광신도들이 믿고 있는 것들이 다 거짓됨을 뜻한 게 아닌가 싶었다. 아님말구...

 

 마지막으로 여느 탈출 영화처럼 주인공은 참 운도 좋고 체력도 좋은데 덫에 발이 걸려 나무에 걸려있었을 때 설마 저걸 코어로 올라가나 싶었다. 내가 이런 장르를 잘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진짜 올라가서... 나도 생존운동으로 플라잉 요가를 해야 하나 싶었다. 근데 폴 타니까 대충 괜찮겠지...? ㅎ 

 

 무난했던 영화! 그래도 영화관에서 봐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