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토커

 

※ 스포일러 있음

 

 

 썸네일 너무 내 취향이라 바로 선택했던 작품이다. 시놉을 읽을 때는 시간여행하면서 내 사랑과 이어지는 절절한 로판일 것이라 기대했는데 시작부터 갑자기 엄청난 하트 조형물이 나타난다. 벌써 부천의 기운이 느껴졌다.

 

 시작부터 알렉스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에그니스는 허무하고도 처참하게 죽는다. 꿈에서 보자고,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하며 떠난 에그니스는 환생하여 다른 시간대에서 지루하게 살고 있다. 영혼의 공허함을 느끼던 찰나 그 시대에서도 알렉스를 만나게 되지만 알렉스는 에그니스를 기억하지 못한다. 알렉스는 단 한 번도 에그니스를 사랑한 적이 없는 것이다.

 

 또 사랑에 빠지고 죽음을 반복하며 살아가던 에그니스는 알렉스와 사랑에만 빠지면 왜 자꾸 죽는지 궁금하다. 사랑 결실만 제대로 맺으면 행복해질 것 같은데 눈앞에 두고 죽으니 얼마나 미련이 남을까.

 

 그 미련은 스토킹과 다름없다. 그리고 1980년대는 팬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스타가 된 알렉스를 사랑한다고 말해도 팬심이라 여긴다. 이때부터 그녀의 사랑이 허상임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누군가는 정말 사랑하는 것이 맞겠지만, 에그니스의 사랑은 처음엔 진실이었을지 몰라도 환생을 거듭한 지금은 미련일 뿐이다. 이 미련이 에그니스의 자유를 억압하고 계속 죽음으로 내몰고 있었다.

 

 원인을 깨달은 에그니스는 망설임 없이 알렉스와 함께 동반자살을 택한다. 2117년의 미래에선 알렉스가 에그니스를 사랑하는 기묘한 일이 벌어지며 영화가 끝나는데 사랑이란 뭘까 싶었다... 

 

 보는 내내 누가 우리 에그니스를 방해하는 거야 같이 환생한 친구를 사랑해야 돼? 계속 하인으로 태어나는 저 남자를 사랑해야 돼? 고민하고 있었지만 나도 사랑에 묶여 더 넓은 것을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 사랑 자체가 문제였는데 바보야... 근데 친구는 계속해서 에그니스를 사랑하는 것 같은데 이제는 그냥 둘이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 ㅎ

 

 내용도 좋고 유머도 있어서 보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A열에서 보던 내 목만 꺾였을 뿐이지 모든 게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영화에 삽입된 노래 찾아서 듣고 싶은데 ost인지 원래 있던 곡인지 잘 모르겠다. 여튼 너무너무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음!!!!!! 내 픽은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