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좀비

 

※ 스포일러 있음

 

 

 스틸컷에 머리 피분수가 인상적이어서 선택했던 작품이다. 영화는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좀비를 '죽음장애인'이라 칭하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다른 작품에 좀비들을 보면 '죽음장애인'이라는 말만 떠올라 웃음이 난다. 

 

 물론 이 영화에 나오는 좀비들은 대화도 가능하고 폭력성도 없다. 좀비만 됐을 뿐이지 사회생활도 가능하다. 그래서 좀비의 인권운동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웃긴 건 어쩔 수 없다ㅋㅋㅋㅋㅋㅜㅜ 뭐만 하면 라벨링 해서 붙이고 트랜스 아이 트랜스 장애인을 다 인정해 주는 미국 놈들의 사회를 잘 꼬집어주는 것만 같았다.

 

 그들은 사회생활도 가능했기에 은퇴도 할 수 있다. 그들의 은퇴를 돕는 것이 '콜먼'이라는 회사인데 앞에선 좀비를 존중하지만 뒤에선 좀비의 폭력성을 강화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아는 좀비를 만들어 다른 형태로 돈을 벌려는 것이다. 좀비가 은퇴했다고 제 공연의 재료로 삼고 실험의 도구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게 인상 깊었다. 좀비들이 인권을 외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딱 봐도 B급이지만 꽤나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명확하고 신선해서 재밌었다. 

 

 남매의 할머니는 납치를 당했다가 총에 맞아 죽음장애인이 되는데, 죽기 전에도 본인이 죽음장애인인 줄 알고 살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정신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던 게 재밌었다. 이미 수용을 한 상태기에 불안함도 없고, 행복하게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주인공 셋도 초반엔 머저리같지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엄청나게 특색 있진 않았지만 삼총사 중 유일한 여캐와, 좀비 불법 안마방에서 근무하던 가짜 좀비렐라?(이름이 기억 안 남)의 활약이 좋았다. 확실히 좋은 영화는 여캐들이 매력적이고 활용도가 높은 것 같다.

 

 결국 좀비 폭력성이 퍼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과 할머니는 살아남았으니 해피엔딩 아닌가ㅎ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테레사 좀비가 조금 신경 쓰였지만..!! 만족스러움!!!

 

 아, 파티장에서 바이러스 가스 살포할 때 좀비렐라가 감염되지 않은 이유는 다른 방식으로 좀비가 됐기 때문 같다. 나중에 까먹을까봐 적어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