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 악귀의 속삭임

 

※ 스포일러 있음

 

 

 그냥 심야상영에 껴있어서 보게 된 건데 진짜 이렇게 시간 내서 후기를 쓴다는 것도 아까울 정도로 구린 작품이었다. 사실 작품이라고 불러도 되는지도 모르겠다.

 

 '못쓴다'고 분류되는 작품을 보면 대부분 대사들이 쓸데없는 것만 설명을 한다. 이 영화의 대사도 대부분 그런 형식이었다. 근데 배우들도 연기를 너무 못해서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폐신사, 동양을 대표하는 무당, 서양을 대표하는 목사라는 소재는 정말 매력적이다. 동서양의 엑소시즘 문화가 만나 대결한다는 것도 정말 멋지다. 근데 이건 그 매력을 어느 하나 담아내지 못했다. 무당은 우스웠고, 제가 모시던 신을 배반한 목사도 매력적이지 않고 위압감조차 없었다. 사랑하는 제 아내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 강령술을 하는 장면이 정말 묵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저기서 뭐 하나 싶을 정도로 하찮게 느껴졌다. 

 

 사실 이렇게 하나하나 짚어서 지적할만한 문제가 아니다. 그냥 미감도 없고 영상미도 없고 소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다~~~ 싹 다 구렸다. 그냥 이걸 찍은 모두가 악귀에 씌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한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위에 목사 얘기를 했으니 무당 얘기도 해야할 것 같은데, 자기를 고베로 불러낸 여자주인공을 계속해서 짝사랑하고 그 여자가 좋아했던 남자를 증오할 만큼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걸 10년 넘게 품고 있는 엄청난 순애 남이다. 담배를 피우며 '한 번 좋아한 것은 잘 변하지 않아'라고 뱉는 장면이 있는데 텍스트로는 정말 내가 미칠만한 캐릭터다. 근데 그냥 진짜 매력이 하나도 없었다. 목사도 무당도 순애 남인데 나의 마음을 울리지 못했다. 어떻게 이렇게 모든 것을 무매력으로 담아낼 수 있는 걸까? 그것도 참능력이다. 

 

 정식 개봉하는 것 같은데......................음.......난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