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BIFAN 온라인 단편작 후기 9

※ 스포일러 있음

 

올해 온라인 단편작을 열여덟 작품정도 봤는데 단편 작품들은 후기가 길지 않기 때문에 몰아서 쓰기로 했다. 나름 비슷한 느낌으로 모아보고자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섞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도와줘, 외계인을 임신했어>

 

 임산부가 느끼는 이질감과 공포를 정상적인 과정이라고만 치부하고 그 이상의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을 꼬집는 작품이었다. 마냥 열받는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짧은 시간 내에 알차게 채워져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외계인을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미안해하고 걱정하기는 커녕 청혼이나 하고 터져 나오는 외계인 아기들을 보며 행복해하는 남자를 개 때리고 싶었다. 산모를 동정하는 건 산모뿐이었다. 영화에서는 외계인으로 나와서 마냥 어이없고 웃길 뿐이었지 산모들이 느끼는 공포를 다독여주지 않고 제 입장에서만 여기는 이들이 현실에도 대부분일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저도 임신했었다고 임산부석에 당당히 앉는 사람들도 생각나고 그게 벼슬이냐며 일부러 그쪽에 앉는 남자들도 떠올랐다.

 

 감독이 산모 빼고는 나 구토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는데 정말 성공했고... 외계인을 임신하는 작품들은 다 재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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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 퍼펫>

 

 현실을 살지 않는 오타쿠 남친이 탐탁지 않아서 마지막 방법을 택하지만 남자는 인형의 유혹에 빠져 퍼펫인형에 영혼을 빼앗기고 만다. 제 몸과 붙어버린 탓에 졸업식을 갈 수도 없었다.

 

 이에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의 집을 찾아온다. 영혼이 인형에 붙었다는 말에 이해해보려 했지만 처음부터 갇혀서 나오지 못한 게 아니라 즐길 거 다 즐기다가 마지막에 택배를 뜯고 인형놀이를 하려 했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이렇게 떠났으면 그냥 남자만 슬픈 영화로 끝났을 텐데 마음이 약해진 여자는 남자의 몸과 인형의 분리를 도와준다.

 

 사랑했던 사이기에 도와주는 것까진 이해하지만 그 뒤에도 계속 연애를 할 것 같아서 사랑이란 뭔가 싶었다... 후장에 인형을 넣고 나서야 영혼이 돌아온 남자를, 저를 우선으로 여기지 않는 남자를 계속 사랑하는 것도 자기 팔자겠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잘린 손목은 다시 저절로 붙었을지 궁금하다.

 

 정신없는 내용이 좋았지만 중간중간 현실이입돼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재밌었음!!

 

 

이것으로 올해 BIFAN 후기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