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화만사성

 

※ 스포일러 있음

 

 

 부천에서 상영했던 작품이라 보게 되었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해 모인 가족들은 아버지가 지내셨던 집에 모여 유품을 정리한다. 정리 도중 유일한 아들인 막내의 핸드폰으로 오는 연락을 시작으로 가부장적인 토크가 시작된다.

 

 맏이인 언니는 동생들을 키워야 했기에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할머니들과 함께 생활하며 가부장적인 생각을 당연시하게 됐다. 그렇기에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아 대를 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맏이가 업어 키웠던 막내 동생들(딸,아들)은 달랐다. 막내아들은 할머니의 강요로 인해 4번째에 태어났던 지긋지긋한 출산의 결과물이 자신이란 것이 부담스러웠고 자신을 낳고 홀가분하게 도망간 어머니에게 미안했다. 그렇기에 가정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셋째 딸은 돈 때문에 그러냐며 아버지 유산을 다 막내에게 넘기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를 잇는 게 문제라면 자신이 애를 낳아 성씨를 물려주겠다고 말한다. 

 

 당연히 맏이인 언니는 기절초풍했고 점점 더 언성을 높여 싸움을 시작한다. 하지만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이였다. 보고 경험한 것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 깬 것은 이혼한 둘째였다. 자식이 있었지만 이후에 성정체성을 확립한다. 커밍아웃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킨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가부장적인 마인드를 가진 가족을 담아내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하게 싸움을 멈출 수 있었다.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사이에 끼여 이도저도 못하고 조용히 그들을 배려해야 하는 '둘째'라는 포지션이 큰 일을 해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메시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가부장적인 요소와 함께 남모르게 차별받고 있던 인물까지 소리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좋았다. 결국 그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잠시동안 묶어두기로 하며 화목하게 끝이 난다.

 

 아들이 주제파악을 잘한다는 점은 굉장히 비현실적이었지만 여성 캐릭터는 과거 현재 미래를 담아내듯 다르지만 전부 현실적이게 담겨있었다. 근데 이 주제의 영화가 너무 많아서... 개인적으론 슬프다. 언제까지 가부장제를 깨는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ㅜㅜ 중국은 인건비가 너무 싸서 30대가 넘어가면 취업도 안 되는 판국에 오로지 대를 잇기 위해 행하는 출산은 그만해도 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