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진아비

 

※ 스포일러 있음

 

 

 혼인 전 신랑이 준비한 혼수예물을 함에 담에 신부 쪽에 보내는 결혼 풍습인데 이를 신부 측으로 옮기는 사람을 '함진아비'라 일컫는다. 일전에 순이를 괴롭힌 사람들이 함진아비로 채택되는 듯했고 철규는 마지막 순서였다. 

 

 한국의 '한'을 풀어내는 전통적인 공포영화 방식에 잘 접해보지 못 한 전통문화를 접목한 게 재밌었다.

 

 "우리가 그때는 혈기왕성해서" 그랬다는 대사를 보아 죽어서도 떠나지 못 한 순이를 성불하기 위해 제물로 삼아진 다섯 친구들은 순이를 집단강간했거나, 성추행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미친년 순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미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방식이었든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하고 그때 당시에 진심으로 사과했더라면 순이가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지 않았을까 싶다. 근데 현대의 남성도 그렇고.. 자신의 욕정 풀기가 더 급하여 남들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정당했고, 어쩔 수 없었던 행동이라 여겨 사과를 해야 한다는 사고를 못하는 것 같다. 사실 이건 성별을 떠나서 요즘 사람들의 사고가 다 자기중심적으로 변화는 것 같기도 하지만.. 뭐가 됐든 참 씁쓸하다. 

 

 사실 이래서 더 여유롭게 살며 남을 이해하고 기다려줄 수 있는 세상이 와야하는데.. (특히 빨리빨리의 나라 한국은 더더욱) 주 4일제가 오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옆나라는 인구도 많고 미국에 뒤쳐진다고 사람 몸 갈아 쓰며 살고.. 휴식이란 것 자체가 없어지는 각박한 세상이 너무 당연시되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 애초에 그런 사회문제는 생각하지 않는 윗사람을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성범죄였다면 순이가 내린 형벌이 좀 가볍지 않나 싶은데 그래도 순이가 만족했다면 된 거겠지.. 순이야 거기선 행복해야돼..

 

 부천 괴담 선정작이라고 하던데 난 역시 부천이 넘 좋다.. 올해도 이런 전통문화 있는 작품이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