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는 사람

 

2017. 8. 7. 0:36 작성

 

 

 

 글을 쓰면서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구나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눈길을 끄는 해외 소설들도 많았지만 번역의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해서 국내 소설 코너로 갔고, 그러다 보게 된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몇 문장 읽어보다가 샀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 나에게 딱 좋은 분량이기도 했고. 그렇게 사면 뭐하나. 나는 달라지지 않는데ㅋㅋㅋㅋㅋ 책을 사고 몇 달이 지났지만 한 번도 펴보지 않았었다. 오늘 읽게 된 계기는.. 백수생활 이대로 안 될 거 같아서.. 공부도 계속 미루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싶어서 읽게 됐다. 물론 오늘도 몇 시간 미뤘다.

 책을 읽을 때는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 이 책도 그렇게 읽었는데 문득 이렇게 전게 됐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었다. 후반부를 가면서 내 생각은 맞지 않구나 조금 실망 아닌 실망을 했었는데 헉. 내 생각과 같이 끝이 나는 게 아닌가! 영화 볼 때만 결말을 맞췄었는데 책도 맞춰서 조금 희열감이 들었다. 

 기억을 잃어가는 나래의 친구인 시하. 초반부터 든 생각인데 어떻게 그렇게 훅 빠져들까 궁금했다. 친구 사이에 쓰기는 안 맞을 거 같은데 첫눈에 끌린 걸까? 그렇다 하더라도 대단한 캐릭터였다. 나는 같은 핏줄이 이런 상황을 겪어도 도망갈 거 같은데 같은 핏줄도 아니고,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친구를 그렇게 챙겨주다니! 본받아야 할 것 같다.

 내용과는 좀 다른 말이지만 초반에 피크닉 갔을 때, 시하가 도시락을 싸오는 장면에 나오는 얘기들은 조금 거슬렸다. 요리하면 세심하고 여성스러운 남자가 되고, 캐릭터는 그런 이미지가 싫어서 자꾸 부정하고... 피크닉을 다르게 표현해줬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근데 난 아직 덜 배워서 '와! 요리는 잘하는구나!' 같은 칭찬을 한다는 루트 외에는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ㅎㅎ...(무식) 공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