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번리의 앤

 

 앤 시리즈 전권을 사놓은 지 어언 1년... 아직도 책을 안 읽었다. 레드먼드 이후의 일부터 읽고 싶은데 책이 달라져서 처음부터 읽어야 하나 아니면 그 에피소드부터 찾아서 읽어야 하나 굉장히 고민 중... 1년 동안 고민했으면 다 읽었을 법도 한데..ㅋㅋ 일단 지금 읽고 있는 책부터 다 읽고 에피소드 찾아서 읽어야겠다.

 

2018. 5. 21. 22:31 작성

 

 

공연 막주에 나 자신에게 수고했다는 뜻으로 앤 시리즈 두 권을 샀다. 작년부터 읽던 책이 있긴 한데 영 손이 안 가서 이거도 오래 읽겠구나 생각을 했지만, 술술 읽혀서 일주일 만에 읽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은 붕 떠있었다. 그게 공연이 끝나 신이나서인지, 책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기분 덕에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앤에게 더 이입할 수 있었다. 앤과 내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 세세한 부분까지 상상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지만, 그 세상 속에 살고 있었다면 책을 지금처럼 재밌게 읽을 수는 없을 것 같으니 더 이상 아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빨간머리 앤> 때는 앤의 상상력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몇 없었는데, 에이번리에서는 폴 어빙과 라벤더 부인처럼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며 상상하는 앤의 친구들이 나온다. 난 그게 너무 부러웠다. 나도 상상을 자주 하고 머릿속에 나만의 공간이 있는데, 그걸 받아 줄 친구가 없다. ㅜㅜ 예전에는 엄마한테 자주 내 생각을 얘기했지만 정말 들어주기만 할 뿐, 이해해주고 공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말을 하지 않게 됐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다... 다이어리나 블로그에 끄적여도 나만 보니까,,, 해소가 되지 않는다 흑흑,,, 누군가 피드백해 줄 존재가 생기면 좋겠다,,,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여 드라마도 많이 보고 소설도 많이 찾아보는데 이 시리즈 보다 설렌 적은 없는 것 같다. 길버트가 지나가는 것뿐인데도 설레고, 길버트가 앤에게 맞춰 대답을 할 때는 가슴이 터져 버릴 것만 같다ㅠㅠ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고 길버트가 엄청 추파를 던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 걸까, 둘의 미래를 알기 때문일까? 그건 다른 로맨스 소설이나 드라마도 똑같은데 유독 길버트한테 더 설레는 것 같다. 흑... 너무 좋아...

 남자가 고백을 해야한다는 도라의 말이나 남자가~~ 해야 한다는 데이비 등등 대사와 행동 속에 생활 여혐(?)이 많지만, 앤의 교육을 포기하지 않는 마릴라와 활동적이고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말하는 앤 덕에 책이 전혀 불편하지가 않다. 그냥 시대적. 배경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구나 그냥 물 흐르듯이 넘어가게 된다. (이거를 <빨간 머리 앤> 리뷰에도 적고 싶었는데,,, 지금도 이렇게 짧게 밖에 적지 못하는 내가 밉지만 그래두,,, 많이 발전했다 나색기 ㅎㅎ...) 아 그리고 앤의 외적인 모습 말고 앤의 존재 자체를 사랑해주는 우리의 길버트도 한몫했지,,, 앤이 대학을 가기로 결정할 때 좋아했던 길버트 잊을 수 없다,,,

이제 레드먼드의 앤 읽을 차례인데,,, 읽기 전에 공부를 좀 해야겠다 흑,,, 공부 보상으로 책 읽어야지 안그럼 책만 붙들 것 같다 따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