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도전하기

며칠 전, 출근 할 때 입을 옷을 골라 문에다 걸어두었다. 걸어 둘 때는 몰랐는데 일기쓰다가 문득 보니 소매에 이상한 게 묻어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곰팡이었다. 헹거쪽에 제습제도 두고 있고 무엇보다 겨울에 곰팡이라니? 일단 불안한 마음에 헹거에 걸린 옷을 다 꺼내니 벽에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요근래 눈이 자주 와서 그랬던 것 같다. 장마철에도 문제 없었던 벽이 왜 겨울에...? 라는 의문이 꺼지질 않지만 일단 일어난 일이니 자기전에 급한대로 물티슈를 이용해 보이는 부분은 다 닦아내고 4일에 걸쳐 옷을 다 세탁했다. 몇 개는 세탁소로 보냈고...(4만 5천원이나 들었다ㅜ)

이런 일이 생기니 내가 옷이 너무 많았나? 생각이 들었다. 옷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닌데 버리는 편도 아니라 차곡차곡 쌓인 옷들이 점점 불어났나보다. 그래서 이참에 버릴 옷은 버리고 10벌 이내로 줄이려 했는데 안 입는 옷이 거의 없어서 3벌 정도만 버렸다. 그래도 방에 옷을 많이 두면 안 될 것 같아 내 방에는 한 주 입을 옷만 꺼내두고 나머지는 안방 장롱에 두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몇 벌 밖에 못 버렸지만 더이상 사지 않고 차차 줄여나가야겠다.

옷을 버리고 내 방을 둘러보았다. 물욕이 심하고 취미가 많아 작은 방에 정말 많은 물건들이 있었다. CD, 읽지는 않고 모아두는 장르책, 언젠가 읽으려고 놔둔 책 등등... 다 너무 소중해서 버릴 수는 없지만 우선순위를 매겨 차근차근 버리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버리지는 못할 것 같지만^^;;... 늘리지 않으면 그걸로 되지 않을까...?

그래도 오늘 한가지 버렸다! 초등학생때부터 모아둔 편지! 나는 국내 펜팔도 오래했고 해외 펜팔도 했었다. 거기다 친구들에게 받았던 편지까지 더하니 정말 많이도 모아뒀더라... 편지 자체가 사람의 정성이 담긴 물건이라 버리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가지고 있어도 읽지 않으니 과감히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막상 펼쳐보니 또 마음이 약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이대로 살면 안될 것 같았다. 읽지 않아도 기억나는 편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정리!

원래 저 파일 안에는 postcrossing으로 받은 엽서들이 있었는데 그것까지 싹 버리고 여기에 남은 편지를 담아두었다. 밑에 있는 교환일기까지 딱 두 개만 남기니 보관함이 정말 깔끔해져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포스터들도 무나 했는데, 그래도 남은 포스터들은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다음 출근까지 남은 시간동안엔 여러장있는 앨범 활용해서 다꾸나 해야겠다. 이것도 포스팅 할 수 있으면 해야지...